안녕하세요, 이번 ‘학산문화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 김유진입니다.
처음에 학산문화재단 장학생 후보로 선발되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은 큰아버지를 뵙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였습니다.
소식을 듣고 몹시 기뻐 저도 모르게 커다란 목소리가 나올 뻔 했습니다.
물론, 즉시 부모님께도 말씀드렸고 함께 기뻐했습니다.
‘학산문화재단’이라는 재단이 생소하여 홈페이지에 들어가 장학생 후기를 몇 개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아, 이런 일을 하는 재단이고, 이렇게 많은 학생들에게 꿈에 대한 탄성력을 선물하셨구나, 후기 글만 읽어보아도 학생들이 얼마나 뿌듯해하고 기뻐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이렇게 저처럼 연락을 받아 설레는 마음으로 홈페이지에 들어올 친구들이 제 후기를 볼 수 있기에, 어떤 내용을 적어볼까 고민하다가
그저 정석대로, 제가 장학증서 수료식에서 보고 들은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써 내려가 보고자 합니다.
저는 누군가의 행동에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말이 가장 큰 교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17년 8월 8일, 학산문화재단 승현창 이사장님은 대학생이 가질 수 있는 시간의 의미와 키워 나갈 꿈의 크기에 대해 간결하고, 유머러스하게 전달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흘러가 버린 시간과 지금 흘러가고 있는 시간에 쫓겨 급박하게 살아오던 제 자신이, 조금은 한 숨 돌리고, 내가 대학생으로서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이후에는 내가 무얼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될 지, 나도 이후에 지금의 나와 같은 학생들에게 훈훈한 말을 건네주며 그들의 꿈을 위한 도움닫기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수료식이라기에 긴장하고 있던 제가 환하게 웃을 수 있을 만큼 따뜻하고 의미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장학증서를 전해주시며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붙여주시고 악수해주셔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날 제가 가장 기억에 남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내내 곱씹어 본 말, 그리고 이후의 제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말씀은 수료식이 끝나기 직전에 스쳐가듯 해 주신 말씀이었습니다.
“장학금 받게 해 주신 분들, 교수님들 계시죠? 그 분들께 감사하다고, 잘 받았다고 인사드리세요. 짧은 인사 한 마디가 가지는 의미는 큽니다.”
집에 가려고 가방을 챙기고 있던 제게 이 말씀은, 소리로 표현하자면, 쿠쿵 하고 와 닿았습니다.
지하철에서 큰 목소리를 낼 뻔 했을 정도로 좋아했으면서, 막상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후보로 선발해주시고, 면담해주시고, 추천서까지 써 주신 교수님은 까맣게 잊을 뻔 했습니다.
인사, 사람과 만나거나 헤어질 때 가볍게 건네는 ‘안녕’이 그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입은 은혜를 갚을 때의 예의, 중요하지만 흔히들 잊고 지내는 인사의 또 다른 의미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대로 아무 말 없이 혼자 룰루랄라 기뻐했다면, 저에게 도움을 주신 교수님은 제가 장학금을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여부도 알지 못하시고 얼마나 괘씸하게 생각하셨을까요?
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담은 이메일을 적어 전송했습니다.
교수님께 보내는 메일이라 왠지 어렵고 어색했지만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다행히 교수님께서도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꿈을 키워가길 응원한다며 답장을 주셨습니다. 저는 이 때 장학금 후보가 되었다는 연락을 처음 받았을 때와 같은 기쁨을 느꼈습니다. 누군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상대방이 함께 축하해준다는 것, 지금까지의 저는 이것이 이렇게 기쁜 일인지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번 일 뿐만이 아니라, 제가 살아오면서 은혜를 입은 분들, 혹은 친구들에게 ‘인사’하는 일에 너무 각박하지 않았나 합니다.
‘학산문화재단’ 승현창 이사장님은 저를 비롯해 그 자리에 모인 학생들에게 두 가지 커다란 선물을 주셨습니다.
두 손 무겁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한 손에는 째깍째깍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흘러갈 수 있게 된 제 시간과,
나머지 한 손에는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어야 마땅할 ‘인사’의 또 다른 의미였습니다.
감사 인사 드립니다, ‘학산문화재단’ 소중한 장학금, 제 학업과 열정 응원해주시는 의미로 감사히 받겠습니다!